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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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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엔 그런 영화가 있습니다.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잠깐 보게 됐는데 결국 끝까지 다 보게 되는 영화. 심지어 이미 5번, 10번을 봤는데도 이상하게 끝까지 보게 되는 영화.

 

개인적으로 시카리오 1편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가 그런 영화 중 하나입니다. 어디부터 보게 되던 끝까지 보게 되는 영화. 블랙홀처럼 보는 이를 빨아들이는 영화. 

 

스코어라기 보단 음향 효과에 가까운 배경 음악, 극단적으로 건조한 분위기, 사실적인 액션, 부감 샷(그 오묘한 느낌!)으로 대표되는 뛰어난 촬영,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는 시나리오, 이 모든 것의 완벽한 조화. 결국 감독의 훌륭한 연출이란 한 마디로 정의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 제가 주목하고 싶은 건 캐릭터 입니다. 

닳고 닳은 이들의 세계, 욕망과 대의가 뒤섞여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한 세계. 그 거대한 카오스의 한가운데에서 벌어지는 살육과 위법이 '적법한 법 집행'임을 입증할 도구가 된 여인. 그렇게 도구로 전락한 채 무기력하게 사건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캐릭터. 관객의 시선을 대변하는 케이트(에밀리 블런트). 군 부대는 물론 FBI 사무실에도 늘어진 셔츠에 꼬질한 카고바지, 쪼리를 질질 끌고 다니는 남자.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어느 자리에서도 축 늘어진 채 유머와 여유가 넘치는 산전수전 다 겪은 CIA 요원 맷(조쉬 브롤린), 마치 다크 템플러처럼 웅크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가장 최소한의 말만을 뱉는 비밀에 휩싸인 남자. 자신의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아군에게 사격하는 것까지 주저하지 않는 사내. 피아의 개념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차디 찬 캐릭터. 알레한드로(베네치오 델 토로).

 

시카리오 1편은 맷과 알레한드로가 케이트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가는 영화입니다. 영화 후반부 잠깐 케이트는 그 압도적 상황을 스스로 반전시켜 보고자 몸부림을 치지만 맷과 알레한드로 앞에서 그녀는 작은 개미처럼 미약한 존재, 너무도 쉽게 무력해집니다. 관객은 케이트에게 빙의되어 멱살 잡힌 채 이리저리 끌려다닙니다. 그러면 어느새 영화가 끝나있죠.

 

맷과 알레한드로는 제가 지금껏 본 영화를 통틀어도 찾기 힘든 캐릭터였습니다. 맷은 분명 아군이지만 작전에 방해가 된다 느끼면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는 인물, 알레한드로는 그가 아군인지 조차 확신할 수 없는 모든 게 비밀에 싸인 인물. 그 두 인물의 목표지향적이고 불안정한 면은 그들이 언제 무슨 짓을, 무슨 말을 할 지 모른다는 거대한 불확실성이 되어 관객에게 다가옵니다. 자연히 관객은 그 불확실성에 사로잡혀 영화 내내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죠. 맷과 알레한드로는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 1초도 망설이지 않는 건조한 인물입니다. 다만 맷은 능구렁이같고, 알레한드로는 무거울 뿐이죠. 그런 그들의 엣지있는 캐릭터에 대한 제 느낌은 아주 검디 검은 잉크와 같았습니다. 물이란 1ml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검정의 잉크.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는 완벽한 캐릭터를 구축했습니다.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에 대한 제 전반적인 느낌은 시카리오 특유의 건조한 느낌, 음향 효과와 다를 바 없는 사운드, 시카리오의 시그니처와 같은 자동차 행렬 씬, 사실적인 액션 등 시카리오 1편의 모든 요소를 그대로 차용하긴 했지만 시카리오의 흉내에 머물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수 많은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맷과 알레한드로, 그 순수한 검정 잉크에 물을 섞었기 때문이라 생각하네요. 그들의 날카로움은 무뎌지고, 진함은 희석되었습니다. 시카리오 2편이 1편 보다 못한 이유, 그저 평범한 액션 영화로 전락한 가장 큰 이유, 적어도 제겐 그 이유가 가장 큽니다. 특히 맷의 캐릭터가 정말 심각하게 흔들리더군요. 그의 캐릭터를 뒤흔드는 대사들은 차치하고 조쉬 브롤린의 연기 자체가 불안정했습니다. 대체 무슨 정서를 표현하고 있는 것인지 밋밋한 연기가 너무 많더군요. 이건 전적으로 감독의 디렉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 이거 뭔가 애매할 것 같다"는 낌새는 영화 초반부부터 느꼈습니다. 처음 테러리스트를 심문하는 시퀀스. 그 시퀀스 내내 테러리스트는 연기를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당혹, 슬픔, 분노, 좌절 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태블릿으로 지인의 사망을 보여주는 씬, 심문을 하는 자와 당하는 자의 감정이 격렬히 부딪혀야 하는 그 씬 자체가 너무 밋밋하게 지나가버리더군요. 그에 대한 테러리스트의 반응도 밋밋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눈 앞에서 내 주변인이 죽었으니 "이 상황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구나"하는 좌절감이나, "이 새끼들은 보통내기들이 아니구나"하는 공포나, "이 개x끼들아!!!!!"하는 분노나, 아니면 모든 걸 포기하는 무력감. 뭐라도 연기에서 드러나야 하는데 아무 것도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 일을 진행하는 맷도 너무 전형적이고 기계적으로 연기하고. 뭔가 냄새가 났습니다. "아 이거 전편보다 못하겠다".

 

영화는 감독 놀음입니다. 밋밋한 배우의 연기는 감독의 디렉팅이 부족한 탓입니다. 태블릿 협박을 보여주는 그 몇 초의 짧은 씬, 거기서 느껴지는 밋밋함. 모두 감독의 연출이 부족한 탓입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압니다. 이 영화는 전반에 걸쳐 쓸데없는 대사와 장면, 밋밋한 연기 등을 끊임없이 노출 시켰습니다. 그것에 따르는 수 많은 문제점 중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전편에서 완벽하게 구축된 캐릭터가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영화 초반 알레한드로가 방아쇠에 손가락을 넣고 쓰러진 상대에게 손가락을 와리가리하며 총격을 갈기는 씬. 적어도 <시카리오 1편>에서의 알레한드로라면 그러지 않았을 겁니다. 그는 아주 조용히, 그리고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몸을 움직이며 명확히 작전을 실행하는 인물입니다. 이런 식으로 80년대 홍콩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후까시'를 잡으며 요란하게 상대를 제압할 인물이 절대 아닙니다. 이런 씬 하나, 어쩌면 그저 지나칠수도 있는 작은 씬 하나가 캐릭터 구축을 망칩니다. 캐릭터 구축은 일관된 방향으로 명확히 이뤄져야 합니다. 알레한드로는 이미 전편에서 완벽히 캐릭터 구축을 쌓은 인물입니다. 이러한 불필요한 씬들은 검정 잉크에 물을 붓는 것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면서 끊임없이 몸을 뒤척였습니다. 그 말은 곧 이 영화가 제 멱살을 잡는데 실패했다는 말일 것입니다. 시카리오 흉내를 낸 영화. 이렇게 한 마디로 이 영화를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요즘 다음 편을 위한 발판(떡밥)이 되는 영화들을 적잖이 보게 됩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제작사가 시퀄을 준비하던 말던 그건 제작사의 기획인거고, 모든 영화는 그것 자체로 완결성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좋은 영화는 영화 한 편으로 완결성을 가지면서 충분히 다음 편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지의 제왕처럼 말이죠. 한 편의 영화가 다음 편의 예고편으로 전락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 싫습니다. 우롱 당한 느낌이 들거든요. 그런 다분히 제 개인적인 생각 때문에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가 더 실망스러웠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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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님의 댓글

1
2

전 1편보다 2편을 더재밌게봤습니다.

TK님의 댓글

TK
댓글의 댓글
2
0

아? 어떤 점이 그러셨나요?

용차님의 댓글

용차
댓글의 댓글
0
0

극혐 ..ㅠㅠ

용차님의 댓글

용차
댓글의 댓글
0
0

1, 2편 모두 완벽한 거 같습니다.

하나 꼽자면 저도 2편을 더 잼있게 봤어요

제임스림님의 댓글

제임스림
0
1

일요일 조조로 두번 예매하고 못일어나서 날렸네요~ 두번 날렷더만...아 극장서 보지 말라는거구나 하고 기다리네요

TK님의 댓글

TK
댓글의 댓글
0
0

그럼 그냥 IPTV나 다운받아 보시는 걸로ㅎ

Neo님의 댓글

Neo
0
1

1편은 정말 몇번을 봐도 재미있게 봤는데.... 2편은 너무 궁금....

TK님의 댓글

TK
댓글의 댓글
0
0

보시긴 하되 기대의 선은 조금 낮추고 보시길 추천합니다.

정성대님의 댓글

정성대
0
1

님 멱살을 잡혀서 끌려다닌다는 말이 너무 가슴에 남네요.
1편을 너무 재미나게 본 한 사람으로써 2편을 내심 기대를 했는데...
영화를 어떻게 이끌어가냐는 감독이 가장 큰 역활을 하는건 맞는것같아요.
왜 감독을 바꿔가지고 앞으로도 좋은 영화평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TK님의 댓글

TK
댓글의 댓글
0
0

감사합니다 :)

이태원님의 댓글

이태원
0
1

TK님 평에 100% 공감하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대단한 안목과 내공이시네요. 혹시 다른 영화평도 쓰신게 있다면 보고 싶을정도 입니다. 다른 블로그나 글 쓰신게 있으시다면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TK님의 댓글

TK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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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 게시판에 몇 개 쓴 글이 있는데 변변치 않습니다;;;

Neo님의 댓글

Neo
0
1

간만에 1편을 다시 봤는데 역시나 명불허전........................

TK님의 댓글

TK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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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1편은 뭐 언제 봐도....

그랑블루님의 댓글

그랑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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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도 1편에서 봤을때 충격을 2편에서도 볼수 있겠거니 하고 봤는데 실망이었네요.
글쓴님 글 처럼 연출이 좀 ...  3부작이라 다음 편을 볼거긴 한데 좀 망설여지긴 합니다. 감독이 바뀌거나 연출에 심경 좀 썼으면 좋겠어요.

TK님의 댓글

TK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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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3편에는 잠깐 이라도 에밀리 블런트가 나올거라고 하더라구요. 원래는 2편 출연도 고려를 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넣을 수가 없었다고;; 이미 두 주요 캐릭터를 둘러싼 드라마가 시작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1편 같은 삭막하고 건조한 분위기가 나진 않을 것 같아요. 다만 드니 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으면 어떤 식으로 그려질 지 궁금하긴 해요. 2편의 감독이 다시 맡는다면 음.. 전 왠지 극장에서 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사랑꾼님의 댓글

사랑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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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도 너무 재밌게 봤는데 2편은 더 재밌다니 너무너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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